"함께 누리는 행복한 삶"

모두가 함께 어울려 일하는 LG화학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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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3.5.11)장애-비장애 벽 허문 ‘한솥밥’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6-03-07 조회수 3,197
언론사 동아뉴스  
뉴스원문보기 news.donga.com/3/all/20130510/55067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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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 오창공장 안에 장애인 자회사 ‘행복누리’ 세워 상생 실험

 
9일 LG화학 오창공장 본관 3층의 카페에서 ㈜행복누리 직원 김용현 씨(오른쪽)가 손님들의 주문을 받아 처리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아이스아메리카노 다섯 잔, 캐러멜마키아토 한 잔.”

9일 충북 청원군 옥산면 LG화학 오창공장 본관 3층에 있는 사내 카페. 카운터에서 주문 내용을 불러주자 김용현 씨(20)가 바삐 움직였다. 뇌병변 2급 장애를 앓고 있는 김 씨는 몸 오른쪽에 힘을 잘 주지 못하지만 에스프레소 머신을 능숙하게 다뤘다. 그는 테이블에 앉은 고객들에게 다가가 “물 드릴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LG화학 공장 작업복을 입고 있는 고객들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괜찮습니다”라고 사양했다.


○ 함께 일하고 함께 밥 먹고

김 씨와 고객들은 거의 모두 LG그룹 직원이다. 같은 통근버스를 타고 같은 공장에서 일하며 같은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고객들은 LG화학 오창공장, 김 씨는 LG화학의 자회사인 ㈜행복누리 소속이다.

지난달 출범한 행복누리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직원 37명 중 31명은 장애인이고, 그중 24명은 중증 장애인이다. LG화학이 자회사를 만드는 형태로 장애인을 간접 고용한 것이다. 행복누리는 올해 말까지 약 70명을 더 채용할 예정이다. 

 

오창공장은 지난해 말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행복누리 출범을 준비했다. 회사 측은 행복누리가 단순히 LG화학의 일감을 수주해 매출을 올리는 데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모(母)회사 근무자에게 도움을 주고, 직원들도 스스로 보람을 찾는 회사가 되길 바랐다. LG화학의 다른 공장으로 확장할 수 있고 기존 협력업체와 업무가 겹치지 않아야 했다. 그렇게 고른 아이템이 카페 운영, 업무용 차량 세차, 공장 실외지역 청소 등이다. 사내 카페와 세차장을 새로 만들었고, 직원 채용 때는 장애 특성이 세부 업무에 지장이 없는지를 꼼꼼히 따져 뽑았다.

다른 대기업에도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 있지만 행복누리는 ‘직원들이 모회사의 직원과 함께 일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LG화학도 이 점을 고려해 통근버스 기사에게까지 행복누리의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출입구 자동문에 장애인들이 다치지 않게 별도의 통로를 만들기도 했다. 상담센터 업무를 장애인에게 맡긴 넥슨이나 작업복 세탁을 아웃소싱한 포스코의 경우 장애인 자회사는 본사 밖에 있다.


○ 미소 나누며 편견 없애고

겨우 한 달이지만 ‘함께 일하고 한솥밥을 먹는다’는 사실이 일으킨 변화는 적지 않다는 게 LG화학 측의 평가다. 이한상 전지사업본부 대리는 “장애인시설에 봉사활동 하러 갔을 때보다 장애인에 대한 생각이 더 많이 변했다”고 고백했다. 우선 ‘장애인은 늘 힘든 표정을 짓고 있다’는 편견이 사라졌고, 뭔가 도와줘야 할 것 같다는 부담감 없이 편한 마음으로 인사를 주고받으면서 비로소 ‘나와 똑같은 사람들이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지체장애 5급인 행복누리 직원 박모 씨(51·여)는 “LG화학 직원들이 ‘수고하십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거리낌 없이 대해주는 게 너무 고맙다”며 “나도, 다른 지체장애 동료 직원들도 그런 인사를 통해 살아가는 데 자신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왼팔이 불편한 그는 무시당하는 게 싫어 장애를 숨기고 식당에서 일하다 몸 상태가 악화된 적이 있다.

이날 구내식당에서는 행복누리와 LG화학 직원들이 서로 눈인사를 하거나 미소를 나누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이승필 총무팀 과장은 “행복누리 직원들이 밝게 웃으며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고 이완된 마음과 업무 자세를 다잡기도 한다”고 말했다.

청원=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